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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Push the Button, 밴딩머신 마케팅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물건이 자동으로 나오는 장치, 자동판매기.
지렛대의 원리로 설계된 평형추에 동전을 올리면 무게의 균형이 깨지면서 물통의 구멍이 열리고 동전은 아래로 떨어지면서 구멍이 닫히는 원리로 만들어진 이 장치는 그리스 시대, 이집트의 성전 앞에 설치된 '성수 자동판매기'라고 합니다. 인류 최초의 자동 판매 장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익명으로 무언가를 파는 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리 생각보다 아주 오래된 일이었네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자동판매기는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무언가를 팔 수 있는 무인기계로서의 역할 이외에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자판기 마케팅
자동판매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음료 자판기입니다. 대표적인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는 그동안 정말 다양한 종류의 아이디어로 자동 판매기 마케팅을 진행해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3종 자판기 마케팅 시리즈는 'Happiness Machine, Friendship Machine, Hug me Machine Campaign'입니다. 평범한 코카콜라 자판기에서 계속해서 콜라, 꽃, 의외의 선물들이 계속 나오거나, 혹은 거대한 자판기의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 친구와 협동하게 만들고, 또 자판기를 안아주기만 해도 코카콜라가 나옵니다. 이러한 코카콜라의 마케팅 시리즈는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감동을 주는 캠페인으로 인상을 남겼습니다.
Happiness Machine Campaign은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었고 그 중 분쟁 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Small World Machines' 사례는 특별합니다. 두 나라에 각기 설치된 Happiness Machine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사람씩 터치 스크린을 통해 손을 맞대면 코카콜라가 자동으로 떨어집니다. 이 콜라는 그냥 콜라가 아닌 분쟁을 화합으로 바꾼 평화, 사랑 그리고 행복입니다. 콜라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코카콜라는 이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자동판매기를 통한 마케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일본에서는 앱과 연계하는 스마트폰 자판기, Coke on 프로젝트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앱을 통해 자판기에서 콜라를 구매하고 스탬프를 얻어 15개를 모으면 무료 음료가 나온다고 하네요. 이후 샘플링에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지난 2013년에 우리나라에서도 2PM의 댄스동작을 따라하여 성공하면 코카콜라가 나오는 2PM Dance Vending Machine Campaign을 진행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코카콜라는 이렇게 각 나라의 정서에 맞지만 코카콜라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의미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캠페인들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지 기대가 됩니다.
 
제품을 알리기 위한 이색 자판기 마케팅
제품의 특징이나 브랜딩을 위해 자동판매기를 이용한 사례도 많습니다. 로레알은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 자판기를 설치했습니다. 바로 Intelligent Color Experience 자판기 라고 해서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오늘의 의상에 어울리는 화장품을 제안해주고 바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동전을 넣지 않아도 나오는 제품이 있습니다. Lay's는 자신들의 감자칩이 100% 천연감자와 식물성 기름, 한 스푼의 소금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만들었다는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감자칩 자동판매기를 설치합니다. 단 이 자판기에는 동전 대신 생감자를 넣습니다. 생감자를 자판기에 넣는 순간 바로 모든 조리과정을 머신에서 거쳐 감자칩이 포장되어 나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요즘같이 여러 가지 화학제품들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너무나도 와닿는 프로모션이네요.
미국의 Jell-O는 최초로 어른들만을 위한 디저트를 출시하면서 연령인식머신을 탑재한 자동판매기로 프로모션을 했습니다. 만약 버튼을 눌렀는데 어린이가 인식된다면, '애들은 가라~ 어른을 위해 비켜주세요~', 어른에게는 '아이들에게 나눠주지 마세요'라고 하며 무료로 디저트가 나옵니다. 어른들을 위한 디저트라는 제품의 성격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착한 자판기 이야기
꼭 물건을 파는 자판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페루의 'A Roof for My Country'라는 단체에서 진행한 마음측정자판기는 동전을 넣고 연령을 선택한 후 마음을 측정하면 영수증 같은 모양으로 마음측정결과가 나옵니다.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 10%, Facebook Like it을 클릭해주는 마음 6% 등 이런 마음의 합을 뺀 나머지 마음의 비어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40%의 비어있는 공간을 집이 없어 힘든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다시 동전을 넣어달라는 메시지를 보고 모든 사람들은 다시 머신에 동전을 넣습니다. 이 마음측정자판기 아이디어는 기부에 대한 발상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모두 전달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사례입니다.
자판기에 넣는 내 동전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독일의 한 비영리 자선기부단체인 'Misereor'에서는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에 대해 직접 알 수 있도록 하는 머신을 만들었습니다. 2유로짜리 동전을 집어넣으면 그 동전이 움직이면서 아프리카의 농업환경을 개선시키고,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만들고, 전기를 공급하는데 쓰이는 등의 visual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자동판매기계는 아니지만 그 컨셉을 활용해 동전의 힘을 보여준 'The Power of a Coin' 캠페인은 2012년 칸 광고제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자동판매기라는 장치는 오래 전부터 기본적인 원리를 가지고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어왔지만,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와 함께 요즈음은 이런 머신을 만드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회사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이런 고정화된 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우리 인생에 생기와 활력을 줄 수도 있고 사회에 엄청난 힘을 발휘 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익숙하고 흔한 것들에 크리에이티브한 숨을 한번씩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다른 관점으로 한번씩 고민해본다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