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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2016 3대 어워드, 의미 있는 위너들

 
2017년 정유년의 해가 밝은 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습니다. 작년 한 해 마무리는 잘 하고 새해를 맞이하셨는지요?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에서 매년 공통적인 행사 중 하나는 바로 시상식(award)이 아닐까 합니다. 각 방송사마다 연기대상, 연예대상 등 여러 작품들과 배우에게 시상을 하면서 한 해의 작품들과 배우들의 성과를 둘러보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세계 3대 광고 어워드인 클리오광고제, 칸국제광고제 그리고 뉴욕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통해 2016년에는 어떠한 특이한 광고와 캠페인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부: 발칙하지만 배짱 있는 그대가 옳다
클리오광고제(Clio Awards) 는 광고계의 오스카라 불리며, 1959년 클리오어워드사의 주최를 기점으로 현재 전 매체를 대상으로 한 국제광고상어워드 입니다. 텔레비전 · 라디오 · 인쇄 · 포스터 · 인터넷 · 디자인 등의 분야로 나누어 소비자 광고와 캠페인 부문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클리오광고제 공식 홈페이지)
2016 클리오광고제 film 부분에서 GOLD를 수상한 'The Boys'는 작년 4월 미국 HanesBrands가 8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호주 대표 속옷 브랜드 BONDS의 속옷광고입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을 메인 타겟으로 하는 것과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속옷에 신경을 덜 쓰는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타켓팅 차별화를 하였습니다.
이 광고가 수상작으로 뽑힐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소재를 부담스럽지 않고 위트있게 풀어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KEEP YOUR BOYS COMFY'라는 문구 옆에 동그란 것들이 무엇일지 눈치채셨나요? 이는 바로 남성의 신체 일부인 고환입니다. BONDS사는 이를 인격화하여 Boys, 즉 두 남자가 느끼는 감각들이 곧 남성의 고환이 느끼는 것과 같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영상을 보면 초반에는 두 남자들이 화나고, 가렵고, 춥고, 아파하는데, 이는 남성들이 속옷에 무관심한 경우 일어나는 상황들을 묘사합니다. 예를 들면 몸에 맞지 않는 속옷을 입어 불편한 경우라던가,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통증이 될 수 있겠는데요. BONDS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상황을 'Your boys go through a lot. They deserve to be looked after' 이라는 문구로 적어놓았습니다. 
후반부에는 두 남자가 편안하게 누워 자는 모습이 보여지고. BONDS의 팬티가 등장하면서 'VERY COMFY UNDIES' 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이 종료됩니다. 불편한 속옷을 입었을 때와 다르게 BONDS의 제품을 입으니 Boys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이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의 효과는 어땠을까요? 우선 6백만이 넘는 view와 2천 2백만이 넘는 캠페인 impression이 발생했습니다.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요청이 쇄도하면서 기존에 공개했던 3개 영상에서 12개를 더 추가하여 총 15개 영상을 제공하였습니다. 경제적인 효과로는 BONDS사의 남성 속옷 판매율이 161%나 증가했고. 온라인 쇼핑몰 접속이 42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론 선정적이라는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 광고효과를 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겟을 남성으로 두고 남성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풀어낸 이러한 거친 감성은 남성들의 공감뿐만 아니라 남성 속옷의 이해도가 부족한 여성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었던 광고였습니다.
 
2부: 우리가 당신을 응원합니다.
칸국제광고제(Cannes International Advertising Festival)는 1953년에 창설되어, 칸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의 남부 도시 칸에서 매년 개최됩니다. 올해로 63회를 맞은 칸국제광고제는 매년 세계 유명기업들이 광고, 홍보, 마케팅, 캠페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창의성을 겨루는데요. 이번 행사에는 필름(TV광고), 프레스(인쇄), 아웃도어(옥외광고), 사이버(인터넷) 등 모두 24개 부문에서 4만3천여 개의 작품이 출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칸국제광고제 공식 홈페이지)

특히 삼성전자는 역대 최다인 29개의 상을 휩쓰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이 중 온라인 비디오부문에서 은상을 차지한 'Voices of Life' 캠페인은 인큐베이터 안의 이른둥이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엄마의 목소리와 심장소리를 들려주는 등 엄마의 배 속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이른둥이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보통 이른둥이들은 자궁 속의 환경에서 자랄 기회를 잃어버리거나 있더라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만 있게 되는데, 미래에 성장하면서 언어장애나 주의력 결핍을 겪을 높은 확률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이 점에 포인트를 두어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 자장가, 태교 음악 등을 녹음할 수 있는 App을 만들고 아기들에게 소리를 들려주어 인큐베이터를 자궁과 비슷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100% 자궁 속의 환경을 구현할 수는 없겠지만, 이른둥이를 둔 부모의 간절함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App은 분명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삼성전자의 수상작 중 모바일 부문에서 금상과 동상을 수상한 'Blind Cap' 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패럴림픽(paralympic)의 인기종목 중 하나인 시각 장애우들의 수영 경기 진행 모습을 보시면 독특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코치들이 라인 앞에서 긴 막대기를 들고 있고 선수들이 라인 근처에 도착할 때쯤 선수들의 머리를 툭툭 치는데, 그 이유는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들이 턴을 하는 시점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코치가 막대기를 실수로 놓치거나, 선수의 머리를 정확하게 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까요? 삼성전자는 이러한 원시적인 방법을 해결하기 위해 'Blind Cap' 이라는 진동센서가 탑재되어 있는 특별한 수영모를 만들었습니다. 코치진은 삼성기어를 사용하여 진동 센서가 탑재된 수영모를 쓴 선수에게 신호를 보내고 수영모의 진동을 느낀 선수들은 타이밍에 맞추어 턴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선수들의 기록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고 하니 비용도 합리적이라면 정말 훌륭한 웨어러블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이미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IT제품과 서비스들은 너무나도 많지만, 이것들 중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요? 또 몸이 불편한 약자들을 위한 것들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모든 이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는 따뜻한 IT 제품과 서비스들이 올해에는 더 많이 개발되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꿈을 꾸게 만드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3부: 적과의 동침은 달콤하다?!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은 'The New York Festivals IAA'의 주최로 1957년에 설립되어, 본래 비방송매체 분야에 있어 두드러진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1980년대 들어 양적, 질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해왔으며 매체와 경쟁부문이 가장 다양한 어워드입니다. (뉴욕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다양하고 많은 수상작 중 제가 소개할 사례는 2016 best of show 부문의 수상작인 'McWHOPPER' 입니다. 사례 보기에 앞서, 간단한 퀴즈 두 가지 나갑니다!
Q1. McWHOPPER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3초안에 읽어보세요.) 
Q2. McWHOPPER는 실제로 판매된 메뉴일까요? 
1번의 정답은 맥와퍼이고, 2번의 정답은 X 입니다. 맥화퍼, 맥호퍼, 맥와퍼 등 처음보는 단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익숙한 단어 두 개가 붙어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햄버거 판매점인 McDonald's(맥도날드)의 'Mc'과 버거킹의 시그니쳐 버거인 'WHOPPER(와퍼)'를 합친 합성어로, 실제로 판매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McWHOPPER라는 합성어는 만들어졌지만 메뉴로 만나볼 수는 없었을까요?

유엔은 매년 9월 21일을 세계의 전쟁과 폭력이 중단되는 유엔 세계 평화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이 날을 맞아 버거킹에서는 버거킹의 와퍼와 맥도날드의 빅맥 재료 6개씩을 합쳐 맥와퍼를 만들어 당일에 버거킹 본사가 있는 마이애미와 맥도날드 본사가 있는 시카고의 중간 지점인 조지아 주 애틀란타에 임시 팝업 스토어를 설치해 판매하자는 공개 제안을 했습니다. 버거킹의 이러한 제안은 뉴욕타임즈에 전면 광고로 게재되고, 'mcwhopper.com'이라는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빅맥과 와퍼의 장점만을 결합한 맥와퍼의 상세 레시피와 팝업 스토어의 디자인 그리고 각종 creatives(유니폼, 포장박스, 포장지 등)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였는데요. Creatives의 특징으로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대표 컬러가 똑같이 반반씩 들어가 있고, 맥와퍼의 텍스트도 기존 브랜드 네이밍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묘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버거킹은 판매된 수익금은 전쟁의 실상을 전달하며 평화 운동을 펼치는 비영리 기관인 'PEACE ONE DAY'에 전액 기부하자는 제안도 함께 했지만, 아쉽게도 맥도날드 측의 거절로 인해 맥와퍼는 판매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와퍼 캠페인을 성공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파급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도날드 외의 다른 4개의 브랜드 체인점들(Denny's, Krystal, Wayback burgers, Giraffas)이 버거킹과 Peace-Day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보였고,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맥와퍼 레시피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SNS 올리기도 하면서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버거킹의 맥와퍼 캠페인은 평화의 날이라는 사회적인 관심 이슈를 소재로 맥도날드의 시장 지배적 입지를 역으로 이용하기 위해 경쟁자를 자사의 홍보 전략에 끌어들이는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이는 시장 업계의 큰 주목을 이끌어내며 미디어의 높은 관심을 유도했고, 각 브랜드의 팬들과 버거 매니아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열정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인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총 3부에 걸쳐 유명 광고 어워드의 수상작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몇 가지의 예시들로 한 해의 광고 트렌드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수상작들로부터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발칙하지만 배짱 있는 용기를 이해하고, 소수와 약자를 위한 배려를 실천하며, 적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도전적인 상상력을 발휘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새해를 맞이 할 때 우리는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곤 합니다. 묵은 해를 회고하며 버려야 하는 것은 성찰로서 털어버리고, 채워야 하는 것은 지혜로부터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진정한 송구영신이 아닐까요? 모쪼록 진정한 송구영신하셨기를 바라며 여러분 개개인과 사업이 더욱 번창하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엠플래너스가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