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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I am a city farmer

 

주말 농장에서 딸기를 심고, 베란다에 허브 화분을 키우고, 옥상에 텃밭을 꾸미는 도시 농부들.

마당 있는 집에 작은 텃밭을 가꾸며 소박하게 살기를 쉽게 이루기 힘든 요즈음, 도시인들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이 꿈을 이루면서 우리의 도시와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세계는 도시화하고 농장과 먹거리의 위기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크고 작은 의미를 가진 도시 농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퍼져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흐름은 건강한 흙 한 뼘 가지기 힘든 서울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긍정의 에너지로 우리의 삶과 문화와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도시 농업은 도시가 일찍 부터 발달했던 선진국들에 비해 20~30년 정도 늦은 편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전세계적으로 벤치마킹 되고 있는 도시 농업 사례들을 통해 '그린 긍정 에너지'를 느껴보려고 합니다.
 
역사 깊은 도시 농업 사례

독일과 영국은 도시 농업의 시초이자 도시 농업이 가장 발달된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산업화로 도시에 인구가 몰리고 비좁은 도시에서 나빠진 공기와 주거 환경 악화 등은 도시민들의 삶과 몸을 병들게 했습니다. 이에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슈레버 박사는 '햇볕을 쬐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흙에서 푸른 채소를 가꾸라'는 처방을 합니다. 이 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위해 시작된 '작은 농장'이라는 뜻의 클라인 가르텐(Kleingarten)은 오늘날 도시 농업의 시작이자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독일에는 현재 1만 5천개의 클라인가르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영국 또한 도시 농업이 가장 활성화된 도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재로 런던의 전체 가구 중 14%가 정원에 농작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토드모든은 영국 북부에 자리한 작은 도시로 도시 농업의 역사가 100년이 넘은 곳입니다. 기차역, 학교, 경찰서, 다리 옆 길거리, 어디를 가든 채소가 심어져 있고 누구나 농작물을 수확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씨를 뿌리고 재배하고 교육하고 기술을 나누는 등의 모든 과정에서 자발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 농업에 참여함으로써 도시 공동체의 연결 고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이 마을은 2018년까지 마을에 필요한 모든 음식을 자급자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도시 농업의 이상향 같은 곳이죠?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한 도시 농업

쿠바의 도시농업과 관련해서는 책과 문서, 연구, 세미나 등의 자료가 많이 보여집니다. 구 소련 붕괴 전, 쿠바에서는 담배와 사탕수수 같은 대규모 농사만 짓고 대부분의 식재료는 소련과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 수입했었다고 합니다. 소련이 붕괘하고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으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하게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자급책이 바로 쿠바의 도시 농업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집 발코니, 테라스, 놀고 있는 공터에 먹을거리를 심기 시작했고, 정부는 도시농업부라는 정부 부처를 세워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더군다나 농약과 비료가 수입이 되지 않아 모든 것은 유기농으로 지어졌고, 쿠바는 유기농업의 메카로 탄생하게 됩니다.

웨스트오클랜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애틀의 빈민가였습니다. 강력사건이 잦고 청소년들이 모여 탈선하는 장소였고, 문제의 슬럼가를 철거하려 했으나 지역 주민들과 비영리단체인 피플스그로서리가 나서 이 우범 지대를 지역 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장소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도시 농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곳에 도시 농장을 꾸리고 결손 가정 청소년들은 방과 후 농장에서 일을 한 대가로 임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키운 신선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은 지역 주민들의 식탁에 건강한 먹거리로 제공되고, 남는 농작물은 도시 빈민과 노숙자, 장애인 드으이 도시 소외계층에게 제공되었습니다. 도시의 가장 위험한 지역이 도시에서 가장 따뜻한 나눔의 공간이 된 사례입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도시 농업 아이디어
도시 재생을 도모하고 공동체의 삶에 기여하는 것 외에도 도시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들과 상품들은 무궁무진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옥상에 텃밭을 가꾸는 아이디어는 너무나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일본의 소라도 농장 프로젝트는 기차역 옥상에 시민들이 텃밭을 가꾸도록 해, 출퇴근 시간의 짬을 이용해 도시 농업이 가능하도록 했고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너무나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도쿄 JR의 에비스역에 가장 큰 규모의 기차역 옥상 농장이 있다고 합니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도시 농업은 도시 재생, 공동체 문화, 환경 보전과 대기정화, 생물 다양성 보전, 토양보전, 건강한 먹거리 제공 등의 다양하고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삶에서 가까운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농사 행위는 우리에게 살아 있는 것을 키워냄으로써 가지게 되는 에너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