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마케팅은 소비자가 타사와는 차별화된 체험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사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이끄는 마케팅이다. 특히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첨단 IT제품의 사용을 체험하게끔 하여 제품의 뛰어난 기능을 이해하고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한 예로, 삼성전자는 강남 본사에 딜라이트샵을 운영하고 있다. 지하1층과 지상1층에 위치한 딜라이트샵에는 스마트카메라 NX1, 갤럭시 노트엣지, 아티브북 9 라이트(노트북), 갤럭시 기어S, 곡면형 UHD TV 등 각종 신제품을 전시하고 고객들이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있다.입소문을 타고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체험마케팅은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제품에 대해 이를 적용하지는 못하는 제약이 존재한다. 체험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장소와 시간이 필요하며, 하나의 이벤트를 준비하는 셈이므로 이에 따른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더불어 자사 제품의 확신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LG전자의 커런트코리아 관계자는 “체험마케팅을 하다가 제품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들이 오히려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체험마케팅을 진행하려면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선정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모순적이게도 이렇게 선별해서 선보인 제품이 체험고객에게 인정받게 되면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성공적인 매출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체험마케팅이 각광받는 이유
체험마케팅이 첨단 제품의 기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IT업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이와는 별도로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수석연구원은 ‘고객의 마음을 여는 체험마케팅’에서 최근 체험마케팅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첫째, 첨단 제품의 등장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급속한 변화이다. 최근에 선보이는 IT제품들은 소비자가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직접 체험없이는 신기술의 혜택과 즐거움을 이해하기 곤란해지는 현실에 놓여 있다. 애플스토어는 방문고객이 스스로 신기술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체험교육을 구현해 1평방피트당 매출액이 유명유통점 베스트바이의 4.3배에 달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둘째,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가 작용했다는 견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객의 지갑을 열려면 기업의 특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 해찬들은 9월23일 CJ제일제당센터 백설요리원에서 시골밥상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전통방식으로 만든 한식 메주 98%를 사용한‘명품시골 된장’으로 직접 요리해볼 수 있는 요리코스를 마련했다. 주부들이 직접 건강식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구매에까지 이어지게 하는 마케팅을 전개한 것이다.
셋째, 마케팅 활동에 대한 자극한계치의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의 인식변화에 기인한다.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하지 않고는 자극에 무뎌진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얻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범람하는 정보와 과열경쟁에 노출되어 어지간한 충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소비자를 ‘콘크리트 소비자’로 비유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성공유형
TV드라마의 한 여주인공이 말한 것처럼 ‘심장이 딱딱해진’ 콘크리트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기업들은 특별한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이민훈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원)은 대표적인 다섯 가지 성공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성공유형을 바탕으로 최근의 체험마케팅 사례들을 소개한다.
첫째, 예상치 못한 감각적인 자극을 제공하여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감성체험 마케팅이다. CJ CGV는 명량,인투더스톰, 인터스텔라 등 영화가 상영되기 전 4DX로 관람하는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서울 영동고등학교 과학영재들을 초청해 인터스텔라를 상영하고 영화 속에 숨겨진 우주 과학이론들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4DX는 CJ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가 자체 개발한 오감 체험특별관으로 진동발생시스템, 물과 바람 분사장치, 향기 발생시스템 등 30여개가 넘는 기술특허가 적용된 상영시스템이다. CJ CGV는 이같은 감각적 자극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첨단 상영관을 소개하는 데 성공했다. 4D 특수상영관과 아이맥스 상영관을 통해 CJ CGV는 인터스텔라의 누적관객수 680만명을 넘어섰다.
둘째,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여 기대 이상의 감동을 전하는 감성체험 마케팅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빡빡한 일상과 메마른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농촌마을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촌마을 체험행사를 통해 도시민들은 전남 담양 삼지내마을의 한옥집에서 우리네 전통예절을 배우거나, 경남 평리마을에서 메밀로 쫀득쫀득한 묵을 만들어서 먹어보는 등 정신적 치유를 얻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농촌체험관광 포털(http://www.welchon.com)을 운영하며, 도시와 농촌 간의 인적·물적·문화적 자원의 교류를 통해 농촌지역의 활력증진과 농외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셋째, 고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제품의 창조과정에 동참하는 지성체험 마케팅이다. 세계적 블록 장난감 회사 레고는 1990년대말 컴퓨터게임의 등장으로 위기에 빠졌었다. 한 학생이 레고의 동작로봇 마인드스톰의 내장 소프트웨어를 개조해 자신만의 로봇을 만든 후 해킹법을 인터넷에 공개했는데, 레고는 오히려 개조를 장려해 이 제품이 100만세트가 팔리는 대히트로 연결됐다. 레고는 현재 고객이 'LEGO IDEAS(https://ideas.lego.com)'에 제안한 모델이 회원 사이에서 1만표 이상을 얻으면 레고 공식 제품으로 탄생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아이디어를 올린 지 48시간 만에 1만표를 얻어 제품으로 출시되었으며 온라인게임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지성체험 마케팅은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등장하는 첨단 IT제품을 소개할 때도 적합한 마케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딜라이트샵, LG전자는 시네마3D 이동체험관, 애플은 애플스토어와 같은 체험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예스24는 구매력 높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은 강남대로 근처에 크레마라운지를 열고 전자책 전용단말기 ‘크레마’를 전시하며 소비자들이 체험해보도록 하여 구매에까지 이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넷째,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도전기회를 제공하는 행동체험 마케팅이다. 나이키는 1988년 7월1일“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선보였다. 이 슬로건은 TV광고에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달리기의 상징’으로 알려진 노령의 월트 스택씨가 등장해 “저는 지금 매일 17마일을 달립니다. 사람들은 겨울철에는 이가 부딪힐텐데 어떻게 하냐고 묻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그것들을 사물함에 놓고 뛴다고 말합니다. 지금 당장 시작해보세요(Just Do It)”라는 멘트를 했다. 이 슬로건은 스포츠전문 브랜드인 나이키의 상징이 되었으며, 나이키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지속적인 매출증대에 기여했다.
다섯째, 나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계체험 마케팅이다. LG전자는 11월10일JTBC 비정상회담의 줄리안과 에네스와 함께 쏠로들을 위한 ‘빛나는 커플메이킹 파티’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LG전자는 DIOS 광파오븐 신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오븐 요리법을 선보이며 긴장감을 풀어주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와의 어울림 속에서 자사제품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블로그를 통한 체험마케팅
체험마케팅과 함께 최근 병행하는 기법이 있다. 소비자에게 빠르고 광범위하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블로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블로그(blog)는 웹(Web)이라는 인터넷 기반 위에 기록(로그(Log))을 남기는 도구를 뜻하는 말로, 웹로그(weblog)의 줄임말이다. 블로그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소개한다. 이는 기존의 정형화되고 딱딱한 제품소개로는 얻을 수 없는 맞춤형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특정인에게만 공개하는 기존의 인터넷 커뮤니티와는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다는 잇점도 있다. 해당 게시물이 인기를 얻으면 포털사이트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빠르고 광범위하게 제품 소개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장점들 때문인지 최근 기업들은 블로그를 통한 체험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선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하나는 기업이 직접 기업블로그를 이용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체험단을 모집해 그들이 블로그를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먼저 기업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는 기업 내의 홍보담당직원이 전담해야 한다. 그들은 기업의 특별한 행사나 새로운 제품 출시에 발맞춰 블로그에 게시물을 올린다. 행사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든가 기존 제품과는 다른 신제품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식이다. 어떻게 보면 기업 홍보의 연장선 상에 있기 때문에 회사 관계자 외에는 이런 블로그의 글들은 크게 선호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이런 경우 기업의 블로그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기업의 이미지를 드러내지 않고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체험단을 통해 블로그 게시물을 올리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블로그 방문객들이 거부감 없이 제품 소개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수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체험단을 통제할 수 없으며 블로거가 제품의 단점을 꼬집어 게시물을 올릴 경우 기업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파워블로거의 허와 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파워블로거를 섭외하기도 한다. 인터넷 상의 해당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블로그에게 일정액의 수수료를 주거나 제품을 후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병폐도 있다. 최근 기업에 대가를 받고 특정상품에 대한 추천이나 후기의 글을 올리는 파워블로거들이 증기함에 따라, 잘못된 제품 정보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6월1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추천 보증 등에 관한 표시 광고 심사지침’이 그것이다. 블로그 등에서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고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 후기글을 올리는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준문구에 따라 그 사실을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대가성 글의 경우, 블로거들은 “위 상품을 추천(보증, 소개, 홍보 등)하면서 해당 회사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았음”, 혹은 “유료광고임”이라는 표준문구를 적어야 한다.
실제로 7월24일에는 유아용품 전문 사이버몰인 쁘띠엘린스토어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태료 1천만원에 처해 지기도 했다. 판결문에 나온 내용을 살펴보면, “쁘띠엘린이 사이버몰을 통하여 유아용품을 판매하면서 일반회원과는 별도의 특정회원에게 사이버몰 사용후기 게시판, 개인블로그 및 인터넷카페 등에 사용후기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 대가를 일반회원보다 많은 적립금을 지급하였음에도 특정회원이 작성한 사용후기를 일반회원의 사용후기와 구분·표시하지 아니하는 등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파워블로그가 지나친 상업화로 소비자피해를 양산하게 되자 누리꾼 사이에서 블로그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반발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블로그 마케팅전문가인 김상은 작가는 “원래 블로그의 장점은 해당제품에 대한 진실된 세부정보를 알려주어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다”며, “최근에는 실제 제품을 써보지도 않고는 기업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체험후기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대가성을 바라고 제품을 홍보해주는 ‘블로거지’에 대해 국민들이 악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결국 이런 눈속임성 제품홍보로는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마음도 멀어지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파워블로거를 통해 체험단을 운영할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철저한 준비로 소비자를 즐겁게 해야
체험마케팅은 소비자의 오감에 호소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마케팅소구임에 틀림없다. 단, 해당 제품이 경쟁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떨어지거나 하자가 발견될 경우 ‘안 하니만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후 체험마케팅을 진행할 제품을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을 것이다. 체험마케팅은 확장된 ‘입소문’ 마케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소비자에게 감각, 감성, 지성, 행동, 관계 체험을 즐겁게 누릴 수 있게 한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남들에게 전파하고 싶어 안달이 날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의 매출 증대와 시장점유율 확대로도 이어질 것이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4
기사 원문: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10955
기사 출처: M이코노미뉴스(http://www.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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