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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너와 나의 연결고리! 공유경제

 
현대 사회에서 '공유경제'

아프리카에선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공유',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공유'라는 개념이 최근 들어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를 바꿀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인 '공유경제'가 이제 대안경제를 넘어 메가 트렌드로서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의 키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세계 공유경제 규모는 2013년 기준 51억달러 수준이지만 매년 80%이상 폭발적 성장을 누리고 있습니다. 공유경제는 소유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기반으로 합니다. 내가 소유하지 않은 물건, 공간, 재능, 경험을 엮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과 자원으로 탈바꿈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공유경제의 기본적인 원리인 것입니다.

 
저성장 시대, 공유가 대안경제를 넘어 글로벌 패러다임으로

사실 공유경제가 먼저 자리를 잡은 곳은 북미와 유럽입니다. 북미지역은 현재까지도 공유경제가 전체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도적입니다. 이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불황이 이어지고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자원과 비용을 절약하는 모습들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과 경기침체, 값비싼 학자금과 학자금 대출로 인하여 빚을 지고 사회에 나서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공유경제가 속속히 나타나고 있는데요. 같이 사는 집에서 대학 강의를 듣거나, 공공 자전거, 공공 차를 타고 공유사무실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로 출근하고, 거리낌 없이 모르는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경험을 공유하는 '공유족'들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카 쉐어링: 집카, 쏘카, 그린카

현재 '공유경제'는 주로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와 공생하는 분야가 많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분야 중에 하나가 카쉐어링인데요. '내가 필요한 시간만큼 차를 빌릴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서비스입니다. 주택가 및 대중교통 환승이 쉬운 곳에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로, 회원가입 후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지역과 이용 가능한 차량을 검색해 예약한 뒤 정해진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2%가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독일은 120여개의 카쉐어링 서비스 중 독일 철도청 서비스가 전체의 31%를 차지할 정도 입니다. BMW와 폭스바겐 역시 M&A나 협력을 통해 카쉐어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경제가 이뤄낸 성과 또한 메가 트렌드답습니다. 쏘카는 올해 1~4월간 월 평균 이용건수가 2만5000건을 돌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0% 상승했으며, 지난 2년 공유 전기차 서비스 씨티카를 이용해 이동한 거리는 총 600만 Km를 넘겼습니다. 한국 환경 공단에 따르면 그 거리를 주행하면서 절감된 환경저해물질의 양을 환산해 보면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다고 합니다. 카쉐어링 한 대당 최대 10대의 자동차 절감효과가 있고 교통 혼잡, 주차 문제, 대기 오염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성과의 공유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인 효과 뿐 아니라 더 넓은 의미로 기업의 이미지를 순화시키고 소비자를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카쉐어링이나 에어비앤비의 위치 추적 등 최첨단 기술 기반의 서비스와는 다른 분야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삶을 나누는 Life Sharing

공유경제라고 해서 꼭 눈에 보이는 물건만 공유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삶의 방식, 노하우를 공유하는 서비스들이 더 근본적인 공유의 포맷이 아닐까 합니다. 미국에서 삶의 지혜를 나누는 (때로는 지혜보단 위트가 더 많이 공유되는) 'Life hacks'와 같이, 한국에서는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위즈돔이라는 공유 플랫폼이 있습니다. 이 지식 공유 플랫폼은 '사람도서관'을 지향하여, 소규모로 모여 내가 모르는 분야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서비스인 만큼 '캘리그라피 배우기', '전 항공사 직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퍼스널 브랜드 만들기'등 다양한 주제의 만남을 공유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최근에는 취업이나 장래에 대한 불안이 많은 청년들을 위한 'CEO와 점심식사'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Benches Collective

암스테르담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 앞에 벤치를 설치하고 경험을 제공하며 공공의 야외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매월 첫 번째 일요일, 벤치의 주인들은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를 홈페이지에 간단히 올리고 집 앞 벤치를 오픈합니다. 커피나 음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댄스를 가르쳐 주거나, 머리를 잘라주는 미용사까지, 주인의 재량껏 벤치에서 많은 경험들이 공유되면서 이웃과의 만남을 이어가게 해줍니다.

RESTAURANT DAY

1년에 네번 진행되는 세계적인 푸드 카니발인 '레스토랑 데이'는 오피스, 공원, 해변 등 어디서든 누구나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하룻동안 열어 음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자발적 공유경제 컨셉입니다. 지난 5월 16일 레스토랑 데이에는 총 34개국에서 2,497개의 레스토랑이 참여했다고 하니, 그 인기와 규모를 짐작할 만 합니다. 이렇게 지식이나 음식, 경험 등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서비스들은 자발적이지만 더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더 많은 경험 가치를 공유하도록 합니다.
 
소유 기반 기업들에게도 마케팅 기회로 작용

이처럼 공유경제가 상품 자체가 아니라 재화를 이용하는 '방법'을 바꾸는 등 경제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자 기존의 소유기업들도 공유기업에 투자하거나 아예 공유서비스 모델을 만들며 변화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대형 렌터카업체 에이비스(Avis)는 자동차 공유서비스 기업 '집카'를 인수했고 어도비는 사진 공유서비스 '포토리아'를 인수했습니다. 페이스북이 무려 1조원에 사진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사례는 모르는 분이 없을 것입니다. 벤처 투자도 뜨겁습니다. 지난달 세쿼이아, TPG,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12곳의 투자사가 우버에 12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서비스의 국가별 불법성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버의 기업가치는 40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유경제'는 ICT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습니다. 팀버랜드는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제품 수명을 늘리는 제품서비스통합 시스템을 선보여 신상품 '어스키퍼스'을 내놓았습니다. 팀버랜드 신발은 내구성이 높으면서 분해가 용이하고, 재사용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여 밑창을 교환하고 가죽을 덧대고 깔창을 바꿔주는 서비스로 평생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소유기반 기업인 나이키를 살펴보아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나이키의 광고와 홍보비용은 10년 전보다 55%나 감소했습니다. 대신 나이키플러스 같은 소셜허브에 투자해 조깅을 좋아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조깅 경로와 지도를 올리고 서로 조언을 주고 받거나 함께 뛸 수 있게 모임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2009년 말 기준 나이키플러스에서는 1200만명이 1억3200만 마일 이상을 달렸고 이를 통해 나이키플러스에 참여한 회원 중 나이키 제품을 구매한 적 없는 40%의 예비 구매자가 이후 나이키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새롭고 혁신적인 경제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택시, 숙박업계 등의 기존 사업자들은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모델이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며 극도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과 개인을 이어준다는 기존의 취지와 달리 렌터카 등을 빌려 사업체처럼 운영하는 방식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버 영업은 태국, 인도, 네덜란드 등에서 금지됐으며, 이외 다른 여러 나라들도 이를 검토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우버 영업은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었습니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201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는 서울과 인천에서 서비스 중이었으나 불법운송 논란을 낳으며 현재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토록 파급력이 있는 새로운 경제모델에 대한 규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자리 잡혀갈 것입니다.

 
Time to Share

이처럼 공유경제는 꼭 인터넷이나 앱 개발 등 ICT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만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생활 속에서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같지만 압도적인 교육이나 경험, 최신정보, 거대한 자본, 기술의 소유 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필요를 미리 알고 그 빈자리를 채워준 경험, 관찰과 나눔의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일에 여러분도 동참 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