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마 어린 시절 장난감에 대한 추억이 없는 분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장난감은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소통의 도구가 되어 훌륭한 마케팅 수단으로서 활용될 수 있는데요. 또한 키덜트(아이와 어른을 뜻하는 Kid와 Adult 합성어) 관련 산업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제 더 이상 철없는 일부 어른들만의 소비현상이 아닌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를 일찌감치 눈치 챈 여러 패션 브랜드들을 선두로 지금은 다양한 기업들이 ‘아트토이’를 이용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시키고, 소비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해 큰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1998년 홍콩에서 시작된 아트토이는 흔히 볼 수 있는 피규어와는 조금 다릅니다. 기본 형태인 플랫폼 토이(하나의 기본 모양을 정해 두고 그 위에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비워져 있는 것) 를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원목과 천, 세라믹, 자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제작하거나, 특정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다양한 컨셉으로 디자인하거나, 아니면 꼭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직접 플랫폼 토이를 구입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꾸밀 수도 있는데요. 같은 모양이라도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는 것이 아트토이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다른 말로는 '디자이너 토이'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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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국내 아트토이 디자이너 듀코비의 플랫폼 토이를 한국 전통공예인 자개로 만든 작품
②한류스타 거리에 설치된 듀코비 x 강남구 ‘강남돌’과 듀코비 x miss A 아트토이 작품.
| | 지난 3월에는 압구정동 일대에 한류스타 거리가 조성되었는데, 이곳에는 듀코비의 플랫폼 토이인 RB(알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 소녀시대, EXO, miss A 등 10개 팀과 만나 탄생한 아트토이가 설치되었습니다. 한류를 사랑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이 ‘특별한 장난감’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작년부터 개최되고 있습니다. | | | 아트토이컬처 201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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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컬처 2015 전경 | |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아트토이컬처 2015가 열렸습니다. 1회였던 지난해 총 142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해 82개 부스, 1,137개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이고, 4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는데요. 올해는 유명 모바일 게임인 ‘클래시오브클랜’의 개발사인 슈퍼셀이 후원하고 YG엔터테인먼트, 푸마, 스무디킹, 그리고 모바일 게임 쿠키런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35개 팀, 해외 35개 팀 등 총 70여 팀의 아티스트 150여 명이 참가한 아트토이 작품이 대거 전시되었습니다.
저도 아트토이컬처 2015를 방문했는데요. 영화관 등지에서 자주 보이는 2천원짜리 캡슐토이에서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작품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아트토이들이 모여있었습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스무디킹, 푸마, 나이키 등의 유명 브랜드가 아트토이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중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토이 디자이너 ‘쿨레인’의 컬렉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 제품들을 가져다 놓은 듯 모양은 물론 컬러와 디테일까지 정말 정교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는 독보적인 아트토이 디자이너인 쿨레인은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의 개성적인 캐릭터를 피규어에 담아 내며 나이키, 리복, 푸마, 컨버스, 삼성, 엘지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했습니다.
| | 쿨레인의 아트토이 작품들
| 유명 스무디 브랜드 스무디킹도 이 곳에 꽤 큰 부스를 냈습니다. 아트토이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어, 이거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하실 스티키 몬스터 랩의 대표 시그니처 피규어인 B시리즈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된 ‘스무디 히어로즈’는 스무디킹의 대표적인 스무디 라인을 반영하고, 주된 스무디 재료의 컬러와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되었습니다. 스무디킹 부스에서는 거대한 스무디 히어로즈들이 관람객을 반기며 기념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SNS에 업로드 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스무디 할인권을 제공하는 등 아트토이를 이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 | | 스무디 히어로즈(스무디킹 x 스티키몬스터랩) | | | ‘장난’아닌 장난감의 시대 | |
| 귀여운 곰돌이 모양의 베어브릭(Be@r Brick)은 이미 다수의 세계 유명 브랜드들과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아트토이계의 ‘스타’입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2006년 디자인한 ‘샤넬 베어브릭’은 샤넬의 옷과 카멜리아 장식, 진주목걸이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했습니다. 1000개 한정 비매품으로 제작되어 일련 번호까지 새겨진 이 베어브릭은 샤넬 매장에 비치되거나 패션쇼에 등장했는데,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3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명품 브랜드 펜디도 2008년 바게트백 출시 10주년을 맞아 10가지 색상으로 베어브릭을 제작했는데, 1000개 한정으로 생산하여 백 구매자에게 지급했습니다. 각 지점 당 50개로 베어브릭 증정 수를 제한해서 가장 먼저 판매가 시작된 일본 몇 개 지점에서는 이 베어브릭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에어 포스원’ 출시를 기념하기 위한 베어브릭 ‘에어브릭’을 제작하는 등 이 작은 곰돌이 인형이 유명 모델 못지 않게 많은 유명 브랜드들을 대표하는 모델 역할을 했습니다. | | | 이렇게 아트토이는 일부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비주류 문화에서 벗어나, 컬쳐 트랜드로 하나의 현상을 형성하고 있으며,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과 함께 주요한 마케팅적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과 열광의 이유는 비단 장난감의 수준에서 벗어나 그 정교한 기술력과 작가의 가치관이 만들어내는 세계가 사람들을 충분히 매료시키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흐름을 많은 브랜드들이 놓지지 않고 그들만의 특별한 변종을 통해 소비자들의 상상력과 감정에 다가가려는 시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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