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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소비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업사이클링

여기에 나열된 멋진 제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뛰어난 디자인? 유명 브랜드? 세계적인 명품? 이 아니라 모두 재활용품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통계를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미 환경청에 따르면 세계는 해마다 7억 5천만톤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미국인 한 사람은 자신의 몸무게의 10배나 많은 쓰레기를 매년 배출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연간 500만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인당 350kg의 쓰레기를 매년 배출하고 있습니다. 정말 엄청난 양인데요. 특히 서울의 경우는 아시아에서 독보적인1위이네요. 하지만 이런 쓰레기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업그레이드된 소비형태인 업사이클링(up-cycling)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조금 혼동이 있을 수 있는 리사이클링과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다운가게'를 비롯해서 '벼룩시장',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 등과 같은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은 10년 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리사이클링이 버려지거나 쓸모 없어진 것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개념이라면 업사이클링은 보다 적극적이고 업그레이드된 개념으로 단순 재활용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 의류 등을 이용해 새로운 옷이나 가방으로 만들거나, 버려진 현수막을 재활용하여 장바구니로 만들거나,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 먹이로 활용하여 얻은 지렁이 배설물 비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명 사례들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고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대표적인 기업 두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프라이탁(FREITAG)'입니다. 완벽한 업사이클링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탁에서 만드는 메신저백이 업사이클링 되는 소재를 살펴보겠습니다.

1993년 프라이탁 형제에 의해 스위스에서 시작된 이 회사는 1년간 30만 개의 가방을 만들면서 방수 덮개 20톤, 자전거 타이어 7만 5천 개, 안전띠 2만 5천 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프라이탁의 기업 철학은 '인간과 지구를 보호함으로써 선한 이윤을 얻는다'입니다.

다음으로는 '인도솔(indosole)'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모터사이클이 일상화된 교통수단입니다. 이 모터사이클의 폐타이어를 가지고 신발의 밑창으로 활용합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디자인이 제품의 생명력을 높여서 유명해진 회사입니다.

인도솔은 2004년 인도네시아 서핑 여행 중이었던 젊은 캘리포니아 커플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환경 문제와 그곳만의 독특한 디자인 샌들을 결합함으로써 디자인적으로는 뛰어나고 폐타이어의 튼튼한 기능성을 활용한 샌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인도네시아의 오염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특별한 업사이클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활발하게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브랜드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든 '에코 파티 메아리(ECO PARTY MEARRY)'입니다. '더 많이 되살리고 더 많이 나누려는 목적'으로 만든것으로 2년여간의 시험운영 끝에 2008년에 정식 론칭했습니다. 에코 파티 메아리에서 사용하는 소재를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브랜드는 '패브리커(Fabrikr)'입니다. 천(Fabric)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이름의 2인조 디자인 공예 그룹입니다.

버려진 재료들 속에 녹아있는 가치를 재조명 하는것을 목표로 하는 이들은 '새 것'으로 ' 새 가구'를 만드는 것보다 버려진 것이 자신들의 손을 거쳐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고 주목 받을 수 있는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의 가구는 대량생산된 가구에는 없는 개성과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된 소비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법 중에 업사이클링을 활용하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대형할인점인 '타깃(TARGET)'은 예술가들을 활용하여 옥외 광고를 제작하여 타임스퀘어 광장에 게재 하였습니다. 이 광고는 광고게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디자이너인 안나 수이(Anna Sui)가 1600개 한정판의 가방으로 업사이클링해서 판매되었습니다.

멕시코에서 열린 건축자재전시회에서 건축 디자이너 에스테반 수아레즈(Esteban Suarez)가 운영하는 건축회사 '벙커 아퀴텍투라(BNKR Arquitectura)'가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끄는 카페를 만들었는데, 코카콜라에서 기부한5,000개의 코카콜라 폐박스를 가지고 제작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아이디어이고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업사이클링이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환경을 생각한다고만 느끼고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업사이클링은 환경을 위한 작업인 동시에, 버려지는 물건으로부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고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재활용이 아니라 '새활용'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마케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생산하고 소비하는데요, 이번 뉴스레터를 쓰면서 1차적이고1회적인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업사이클링을 고려한 마케팅 아이디어는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버려지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산의 하나로 순환하게 되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소비에 대한 시각이 반영된 아이디어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