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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mplanners 엠플래너스]거짓말 마케팅

 
4월 1일은 가벼운 장난이나 거짓말을 해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날, 만우절입니다. 여러분은 학창시절에 친구들에게 혹은 선생님께 했던 기억에 남은 만우절 장난이나 이벤트가 있으신가요? 만우절을 기회로 삼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해보기도 하고 짓궂은 장난과 거짓말로 선생님들을 당황하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러한 만우절 이벤트가 기업들에게는 데이(Day)마케팅으로 활용되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벤트를 준비하여 만우절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April Fool's Marketing: 해외편
만우절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기에 앞서 허풍박물관(The Museum of Hoaxes)에서 공개한 '만우절 세계 10대 거짓말'을 순위별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위: 흑백TV 나일론 스타킹이면 컬러TV로? 
3위: 알래스카의 엣지쿰 산이 분출하다 
4위: 시드니에 빙하가 등장하다 
5위: 산세리페섬 6위: 공중으로 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7위: 타코벨 '자유의 종' 
8위: UFO가 런던에 착육하다?
9위: 시드 핀치 입단 
10위: 퇴진한 전 대통령 또다시 대선 출마! 
(출처: http://hoaxes.org/aprilfool/P90) 

대망의 1위는 바로 ‘스파게티 나무’라고 하는데요, 1957년 영국 BBC 방송은 스위스 농부가 ‘스파게티 나무’를 개발했다고 보도하여 그 여파로 수천 명의 시청자들이 전화를 하여 나무 재배법 문의를 했던 해프닝이었다고 합니다. 1950년대에는 이런 류의 거짓말이 통했었나 봅니다. 좀 더 기발하고 재미있는 만우절 마케팅 해외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맥도날드는 “XXXS 감자튀김이 나왔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사진 한 장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이 감자튀김이 화제에 오르자 실물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엄지손톱보다 작은 포장용기에 감자튀김 한 조각이 끼워져 있는데, 사람 손을 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감자튀김 사이즈는 동일하고 포장용기가 손톱만한 초미니 사이즈로 작게 제작이 되었는데 실제로 판매하는 제품은 아니고 만우절 맞이 깜짝 이벤트였다고 합니다. 귀여운 사이즈의 포장용기 때문에라도 감자튀김을 사먹고 싶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다분한데, 실제로 판매한다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지 재미있는 고민을 하게 합니다.  


미국의 뉴스 전문 채널 FOX News사에 영화 토르(Thor)의 형제인 로키가 시카고 일기예보의 기상캐스터로 깜짝 등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본명인 톰 히들스턴이 아닌 로키라고 소개했고, 주말에 계속될 나쁜 날씨를 소개하며 "내 어머니가 낳은 또 다른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며 토르(?)를 탓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이어 그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해머로 하늘을 쳐서 엄청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재치 있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스타의 깜짝 출연과 영화를 모티브로 한 일기예보 중계는 몇 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간접적으로 영화를 홍보 할 수 있었던 만우절 마케팅 사례였습니다. 

또한 ‘만우절의 명가’ 라고 불리는 글로벌 IT 기업 구글은 검색을 기반으로 한 이벤트를 매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구글 번역기에서 ‘사투리 번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광고를 했고 2009년에는 구글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끝말잇기 게임을 할 수 있는 Beta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심지어 구글맵스에 포켓몬 챌린지를 열거나 팩맨을 넣어 별도의 게임 설치 필요 없이 사용자가 맵스를 실행하면 곧 그곳이 게임판이 되어 포켓몬을 잡고 유령을 피해 쿠키를 먹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게임 컨텐츠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어린 시절의 향수도 불러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매해 구글이 만우절의 신세계를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April Fool's Marketing: 국내편
해외 못지 않게 국내에서도 만우절 마케팅은 현장 이벤트에서부터 기발한 온라인 제품광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롯데리아는 4월 1일 오후 5~7시에 일부 매장에서 선착순 100명에게 버거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롯데리아의 신제품 '모짜렐라 인 더 버거'를 이태리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모짜레엘라~ 맛있다레라"처럼 마음대로 말을 하면 무료로 버거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작년과 유사하게 진행되었던 롯데리아의 현장 이벤트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신선한 재미와 웃음을 유발하면서 이슈 메이킹을 톡톡히 했습니다. 동시에 신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저비용 고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소셜커머스 앱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경우 2014년도 우주여행, 지난해 심부름 로봇에 이어 올해는 단 하루 동안 진행하는 1일 '무인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모두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섬으로 가격은 6900만원부터 9억8000만원으로 책정되었는데 '초특가 급매'라는 태그가 붙은 석도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이미 매진을 기록하는 재미있는 판매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티몬 CEO의 추천글과 섬 하나하나의 설명이 마치 그럴 듯하게 되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판매 제품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웰컴투낚여도'라는 이름의 슬롯머신 이벤트 페이지가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이 거짓이었음을 재미있게 전달하고 이벤트 참여에 따른 사은품으로 소비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이러한 티몬의 기발한 만우절마케팅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는 게 팍팍해서 만우절도 잊고 살았는데 잠시나마 피식 웃었네요", "단체 구매하면 추가 할인 되나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매년 만우절 때마다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기획하는 티몬은 소비자들로부터 재치 있는 기업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만우절마케팅은 곧 데이마케팅이다?
데이마케팅은 특정 날짜를 기념일로 이용하여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입니다.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 데이마케팅은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부터 다소 생소한 삼겹살데이, 포도데이 등 약 40여개정도의 '데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3이 두 번 들어가는 3월 3일은 삼 때문에 삼겹살데이 라고 해서 이 날은 삼겹살 판매량과 삼겹살을 판매하는 가게들의 매출량이 평소보다 2~3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8월 8일은 포도데이라고 하는데 8이 마치 포도송이 모양을 하고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속담이 떠오르는데요.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비 촉진과 매출 상승에 데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만우절도 4월 1일이라는 특정한 날을 컨셉으로 하여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이 진행되므로 데이마케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우절을 지나친 상술로 둔갑한다면 어떨까요? '만우절이 만우절 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데요. 만우절이 갖고 있는 재미와 기발함이라는 본질은 퇴색시키지 않는 선에서 매출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이마케팅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할 것입니다.
 
실현되었으면 하는 만우절 거짓말
2016년 4월 1일, 올해에 이슈되었던 만우절 이벤트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었지만 스케일이 남달랐던 거짓말을 하나 뽑으라면 '제주항공'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서비스 홍보가 아닐까 합니다. 기내에서 360도로 바깥경치를 구경하고 별자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주항공의 홍보는 만우절을 맞아 내놓은 마케팅으로 아쉽지만 실제 서비스가 아닙니다. 영상의 말미에 만우절 거짓말임을 공지하는데 저도 모르게 허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고 퀄리티의 영상이 주는 신뢰감에 대한 배신과 소비자들이 평소에 경험해보고 싶었던 욕구를 건드렸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만우절 이벤트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VR의 발전 속도와 가능성을 보고 있노라면 실제로 VR을 활용한 기내서비스는 충분히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현대인들이 하루 중 크게 웃는 시간은 5초도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웃음이 점점 사라지는 바쁜 일상 속에서 만우절이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하루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잠시 바쁜 숨을 고르게 하는 휴식시간, 배꼽잡고 눈물을 흘릴 만큼 웃긴 한 편의 코미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 혹은 기억의 저편 어딘가에 작은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올해의 만우절에는 웃음을 공유하는 하루가 되셨기를 바라며 내년에는 어떤 기발한 만우절 마케팅들이 소비자들을 들었다 놨다 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