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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nners/mp人 Life

mplanners 문화데이 제1탄 -한국근현대회화100선-

알록달록한 낙엽이 곳곳을 물들이며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계절, 가을. 이 아름다운 가을에 mplanners는 문화데이를 가졌습니다. 방금 제가 한 폭의 그림 같다는 표현을 썼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mp 문화데이에서는 지난 10월 29일에 개막하여 2014년 3월까지 진행되는 '명화를 만나다 - 한국근현대회화100선'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덕수궁을 찾았습니다. 전시는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렸고,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의 대표작 100점을 선정하여 전시되고 있었는데요.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작품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들 설레임을 가득 안고 출발했습니다.

덕수궁을 가득 물들인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은 아름다운 덕수궁 뜰 안을 걷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최된 많은 유명한 전시들은 대부분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많았는데요. 전국 각지의 미술관과 개인들로부터 어렵게 모은, 한국 미술사의 큰 업적을 남긴 화가 57명의 작품 100점. 이런 기회가 언제쯤 다시 올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며 저마다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몇 가지 여러분께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사진 출처: 한국근현대회화100선 홈페이지 / http://www.koreanpainting.kr/community/photo>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랑 한발자국 물러나 보는 느낌이랑 매우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모두 같은 모양인 듯 하지만 서로 다른 모양의 무늬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도, 내가 살고 있는 사회도 이 작품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진 출처: 한국근현대회화100선 홈페이지 / http://www.koreanpainting.kr/community/photo>

아주 유명한 작품이고, 교과서에서 수없이 봐왔던 이중섭 화백의 '소'. 이중섭 화백은 '소'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기 때문에 민족화가로도 불린다고 하죠. 보통 우리는 '소' 하면 순한 눈망울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중섭 화백의 작품에 나오는 소들은 대체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이 많이 듭니다. 소를 이르고 있는 선 하나 하나에도 그 힘이 느껴지지는 않나요?

구본웅, 친구의 초상(1935년)

<사진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40209&cid=3144&categoryId=3805>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고.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구중에3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이상의 '오감도' 중 13인의 아해라는 시입니다. 제가 작품들을 소개하다가 뜬금없이 시를 말씀드린 이유는 뭘까요?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바로 저 위의 초상화의 주인공이 바로 시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작품을 보자마자 왠지 시인 이상이 생각났는데 말입니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최영림, 해변

<사진출처: 그림에 표시>

전 이 그림이 참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앞에서 바라볼 때는 몰랐는데, 다른 작품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그림을 옆에서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바라본 작품은 입체감이 느껴졌습니다. 올록볼록한 옆 모습.. 보통은 그림을 정면에서 보고, 다시 조금 떨어져서 보고, 그런 식이었는데요. 이렇게 옆에서도 바라보는 느낌이 또 다르다는 것을 처음 느꼈답니다.

작품 하나 하나를 볼 때마다 저마다의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께서도 한국근현대회화100선 전시를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어렵고 힘들게 마련된 자리이니만큼, 한국 미술사를 구성하고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거랍니다.

 

100점의 작품을 보고 나오니 어느덧 덕수궁에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mp 문화데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

이 다음 행선지는 문화데이 2탄 포스팅에서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